
안녕하세요 일반회생 전문 법률사무소마스터 김성모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최근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은 채무자에 대해 사기죄에 성립하는지 여부와 판단기준에 관한 중요한 대법원 판결이 나와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공소사실의 요지
▶ 피고인은 수의사로, 2017. 12. 1.경부터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동물병원에서 월 급여로 4,400,000원을 수령하고 주 4일 근무를 하던 중, 그 무렵 추가 근무를 하기로 하고 추가수당은 피고인의 처 공소외 1 명의 △△은행 계좌로 수령하기로 약정하였다.
▶ 한편 피고인은 2004년경 서울 강남구 □□동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던 중 2014. 9.경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수억 원의 채무를 부담하게 되었고, 2017. 9. 27.경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서울회생법원 2017회단100136호)을 하였으며, 2017. 10. 27.경 담당재판부로부터 회생절차개시 결정을 받았다.
▶ 피고인은 2018. 2. 9.경 위 담당재판부에 회생계획안 요약표(수정안)를 제출하면서 ‘2018년 총급여’란에 54,033,961원, ‘2019년 총급여’란에 55,296,800원으로 기재하고, 2018. 2. 17.경부터 2018. 5. 20.경까지 3회에 걸쳐 제출한 월간보고서에는 ‘2018. 1월 수입’을 3,743,460원, ‘2월 수입’을 4,022,488원, ‘3월 수입’을 3,744,360원, ‘4월 수입’을 4,246,734원으로 각 기재하였다.
▶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2018. 1. 5.경 ○○동물병원으로부터 공소외 1 명의 △△은행 계좌로 1,690,326원을 추가수당 명목으로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8. 7. 5.경까지 공소외 1 명의 △△은행 계좌로 총 7회에 걸쳐 합계 20,160,024원을 추가수당 명목으로 교부받았음에도, 위 서류들의 ‘월 수입’란에는 당초 계약한 4,400,000원 상당의 급여만 기재하고 공소외 1 명의 △△은행 계좌로 수령한 추가수당 부분은 일부러 제외하였으며, 따라서 위 서류들은 실제와 다른 허위의 재산관계를 기재한 것이었다.
▶ 피고인은 위와 같이 위 법원을 기망하여 2018. 2. 22.경 회생계획인가결정, 2018. 7. 31. 회생절차종결결정을 받음으로써 채권자인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채무 100,000,000원 중 64,500,000원을 면제받은 것을 비롯하여 총 31명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 1,174,273,492원 중 735,318,066원을 면제받아 같은 액수에 해당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가. 피고인은 2018년 월간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할 당시 추가수당을 지급받고 있었음에도 월 급여 4,400,000원만을 수입으로 보고하였고, 회생계획안(수정안)을 제출할 당시에도 월 급여 4,400,000원을 급여수익금으로 하여 회생계획안을 작성․제출하여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았으며, 그에 따른 조기변제를 이유로 6개월 후 회생절차종결결정을 받았다. 결국 피고인의 수입에 관한 허위 진술을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회생계획인가결정이 이루어진 것이다.
나.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조사위원은 피고인이 월 4,400,000원의 급여를 수령하고 있는 것을 전제로 2027년까지 총급여액을 추정하고, 위 금액에 소득세, 사회보험료, 추정 생계비, 임차료 등을 공제한 금액과 비영업자산을 기준으로 회생채권에 대한 상환여부, 면제 범위 및 잔여 채권액, 분할 변제액 등을 산출하였다. 공소외 1 명의로 수령한 추가수당(월 167만 원 내지 460만 원 상당)을 급여액에 포함할 경우 2027년까지의 추정 총급여액이 현저히 증가하게 되고, 이를 기준으로 할 경우 회생채권에 대한 상환가능금액, 면제율, 잔여 채권액, 분할 변제액 등에 관하여 보고서가 달리 작성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회생절차의 채무자인 피고인이 자신의 재산 및 수입 상황 등에 관하여 허위의 내용으로 법원을 기망함으로써 채무자에게 유리한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는 행위는 사기죄를 구성할 수 있다. 회생계획인가결정이 있으면 회생채권자 등의 권리가 회생계획에 따라 변경되어 채무가 면제되거나 채무의 기한이 연장되는 등 피해자의 처분행위에 갈음하는 내용과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만 회생절차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는 행위로 인한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재산 및 수입 상황 등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이 단순히 사실과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러한 주장이 피고인의 회생계획인가의 요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로 인하여 회생계획인가결정 여부 및 그 내용이 달라질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나. 인정된 사실관계
1) 피고인은 2017. 10. 27. 서울회생법원 2017회단100136호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3항, 제4항에 따라 관리인이 선임되지 않아 관리인으로 간주되었다.
2) 위 법원이 선임한 조사위원은 2017. 12. 7. 피고인이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로 근무하며 매월 4,400,000원의 급여를 수령함을 전제로, 위 급여가 매년 약 2.34%씩 증가하는 것을 상정하는 내용의 제1차 조사보고서를 제출하였다.
3) 피고인은 제1심판결의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2번 기재와 같이 피고인의 근무처인 ○○동물병원으로부터 추가수당 명목으로 2018. 1. 5. 1,690,326원, 2018. 2. 5. 1,676,133원을 자신의 아내인 공소외 1 명의 계좌로 받았다.
4) 그러나 피고인은 2018. 2. 12. 회생계획안 요약표(수정안)를 제출하면서, 제1차 조사보고서상 기재된 추정 급여소득을 수정하지 않았고, 2018. 2. 17. 월간보고서에 2018년 1월 수입을 기재하면서 제1심판결의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번 기재 추가수당(실제 받은 돈)을 포함하지 않았다.
5) 조사위원은 2018. 2. 20. 회생계획안이 수행가능성이 있고 청산가치 보장의 원칙이 준수되었다는 내용의 2차 조사보고서를 제출하였다.
6) 피고인은 2018. 2. 22. 회생계획안 심리 및 결의를 위한 집회기일 등을 거쳐 같은 날 회생채권 1,174,273,492원 중 735,318,066원이 면제되는 내용의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았다. 인가된 회생계획에 따르면, 회생채권자들에 대한 변제예정금액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 즉, 현가변제액은 404,709,937원(현가 변제율 32.24%)으로서, 파산적 청산을 하는 경우 회생채권자들이 분배받을 수 있는 금액 즉, 청산배당액 340,868,964원(청산배당률 29.90%)보다 더 큰 액수라서 법에서 요구하는 청산가치 보장의 원칙이 충족되었다.
7)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은 이후 피고인은 제1심판결의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번 내지 7번 기재 추가수당을 받았음에도 이를 월간보고서에 포함하지 않았다.
8) 피고인은 2018. 7. 27. 위 법원에 회생절차종결신청을 하였고, 2018. 7. 31. 채무자가 회생계획에 따른 변제를 시작하였고 회생계획의 수행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 한다는 이유로 회생절차의 종결결정을 받았다.
9) 한편 피고인은 제1심판결의 별지 범죄일람표의 각 추가수당이 계속적․반복적으로 받는 급여가 아니었기에 따로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다. 판단
피고인이 추가 근무를 통해 얻은 수당을 회생계획안 요약표(수정안)나 각 월간보고서에 반영 또는 기재하지 않은 사실은 명백하다. 그러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그와 같이 반영 또는 기재하지 않은 것이 객관적으로 회생계획인가결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거나 이로 인하여 회생계획인가결정 여부 및 그 내용이 달라질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를 사기죄의 기망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편취의 고의 또는 기망행위와 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피고인이 회생계획인가결정(2018. 2. 22.) 전 받은 추가수당이 존재하지만, 피고인은 위 추가수당이 일시적인 수입이어서 이를 따로 회생계획안 요약표(수정안), 2018. 2. 17. 자 월간보고서에 반영 또는 기재하여야 하는지 몰랐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그렇다면 피고인으로서는 추가수당에 대한 법률적 평가를 잘못하여 이를 위 회생계획안(수정안), 월간보고서에 반영 또는 기재하지 않았을 여지가 있다.
2) 피고인은 회생계획안 요약표(수정안), 2018. 2. 17. 자 월간보고서를 순차로 제출하면서 추가수당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을 뿐, 허위의 소명자료를 첨부하여 제출하지는 않았다. 나아가 피고인이 위 추가수당을 법원에 사실대로 알렸다고 하더라도 추가수당의 성격이나 금액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변제재원이 되는 장래 추정소득이나 회생계획의 변제율이 반드시 변경되었으리라고 단정할 수 없다. 회생계획의 변제율은 일정 범위 즉, 청산가치를 보장하는 수준을 최저로, 가용소득을 변제재원으로 모두 투입하는 수준을 최고로 하는 범위 내에서 회생채권자 등의 동의를 확보할 수 있는 지점에서 선택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3) 피고인이 회생계획인가결정 전 묵비한 추가수당은 2018. 1. 5. 자 1,690,326원, 2018. 2. 5. 자 1,676,133원으로, 파산을 전제로 한 회생채권자에 대한 청산배당액 340,868,964원에 이를 더하여 보더라도 피고인의 회생계획은 회생채권자들에 대해 그 가산액 이상을 분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현가변제액 404,709,937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이 묵비한 추가수당 때문에 회생계획의 인가결정 여부가 좌우된다거나 회생계획의 변제율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4)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2018. 2. 22. 회생계획인가결정에 따른 효력이 발생한 이후 피고인이 여러 차례 추가수당을 받은 것은 범죄 후의 사정이라고 볼 여지가 있고, 도산절차의 채무자가 채무를 감면받아 재정적 곤궁에서 벗어난 이후 의욕을 가지고 추가적인 근로 등을 제공하여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평석
이번 대법원 판결은 회생계획인가를 받은 채무자가 월수입 중에서 추가수당을 변제재원으로 포함시키지 않은 경우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와 판단기준을 적시한 최초의 판결로서 그 의의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1) 피고인의 주장이 피고인의 회생계획인가의 요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2) 이로 인하여 회생계획인가결정 여부 및 그 내용이 달라질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고 판시하였습니다.
나아가 위와 같은 사기죄의 성립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1) 채무자가 추가수당을 변제재원에 포함시켜야 함을 인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포함시키지 않았는지 여부, 2) 허위의 소명자료를 첨부하였는지 여부, 3) 추가수당을 포함시켰다면 변제재원이 되는 장래 추정소득이나 회생계획의 변제율이 반드시 변경될 정도였는지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고 함으로써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기준에 따르면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은 채무자가 단순 착오에 의하거나 일부 수입이 누락된 상태에서 회생계획안이 작성되고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았다 하더라도 누락된 수입을 포함한 청산가치 보다 현가변제율이 높다면 사기죄가 성립하지는 않기 때문에 사실상 사기죄가 성립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