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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 임차인 동의없는 임차주택의 양도시 임대인의 임차보증금반환의무

2024. 1. 5.김성모 변호사
[민사] 임차인 동의없는 임차주택의 양도시 임대인의 임차보증금반환의무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마스터 김성모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주택임대차계약체결 이후 임대인이 임차인의 동의 없이 주택의 소유권을 양도한 경우 임차인이 양도사실을 안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이를 제기하였다면 임대인에게 임차보증금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최근 서울고등법원 판결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실관계

▶원고(임차인)는 2021. 4. 11. 피고(임대인)와 사이에 피고 소유인 이 사건 주택을 월차임 없이 임대차보증금 3억 원, 임대차기간 2021. 5. 31.부터 2023. 5. 30.까지로 정하여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대차 계약’이라 한다).

▶ 원고는 2021. 5. 31. 피고에게 위 임대차보증금 3억 원을 모두 지급하고 이 사 건 주택을 인도받았다.

▶ 한편, 이 사건 임대차계약 당시 원고와 피고 및 공인중개사 C가 작성한 중개대 상물 확인․설명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 피고는 2021. 6. 4. D와 이 사건 주택을 매매대금 3억 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021. 6. 7. D에게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 원고는 2022. 9. 14. 피고에게 ‘최근 이 사건 주택의 소유주가 바뀐 사실을 알 게 되었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므로 보증금 3억 원을 즉시 돌려주시기 바라며, 보증금을 돌려받으면 지체 없이 이 사건 주택에서 퇴거하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 지를 보냈고 이는 그 무렵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 피고가 문자메시지를 받고도 보증금을 돌려 주지 않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주택을 인도받음과 동시에 보증금을 반환하라는 소를 제기하였다.

판결요지

가. 관련 법리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은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의 대항요건을 갖춘 임대차의 목적이 된 임차주택의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법률상 당연승계 규정으로 보아야 하므로, 임대주택이 양도된 경우 그 양수인은 주택의 소유권과 결합하여 임대인의 임대차계약상 권리․의무 일체를 그대로 승계한다. 그 결과 양수인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고, 양도인은 임대차관계에서 탈퇴하여 임차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하게 된다. 그러나 임차인 보호를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임차인이 임대인 지위 승계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임차인이 임차주택 양도사실을 안 때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승계되는 임대차관계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그러한 경우 양도인의 임차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소멸하지 않는다(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64615 판결,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1다251929 판결 등 참조). 이 경우 임차인은 임대인과의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임차인의 해지통고 즉시 그 효력이 생긴다(대법원 1998. 9. 2. 자 98마100 결정, 대법원 1996. 7. 12. 선고 94다37646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구체적 판단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주택이 D에게 양도된 사실을 안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피고와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하였다고 판단된다(원고가 위 임대인 승계에 사전 동의하고 이의제기권을 포기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위 임대차계약의 종료에 따라 피고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주택을 인도받음과 동시에 임대차보증금 3억 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1)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후 2021. 6. 4. 이 사건 주택을 D에게 매도하였는데, 원고로부터 누수 문제로 연락을 받은 2022. 8. 21.까지도 원고에게 위 매매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당시 위 매매사실을 들은 원고가 매수인의 연락처를 물었을 때 피고는 알지 못한다고 답하기도 하였는바, 이후 원고가 위 매매계약관계를 확인하면서 매수인 D의 인적사항을 알아보고 이에 대한 법적 대처방안을 검토한 사정 등을 감안해 보면, 원고가 2022. 9. 14. 피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해지통지를 한 것은 이 사건 주택 양도사실을 안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한 이의제기라고 인정된다.

2) 한편, 앞서 보았듯이 이 사건 설명서1)에 ‘임차인 입주 이후 건물매매로 인해 임대인이 변경될 수 있고, 임대인은 임차인에 대한 지위를 매수자에게 인계하기로 하며, 임차인은 이를 동의한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그 서면에 원고와 피고, 공인중개 사가 서명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 당시 원고가 피고나 공인중개사로부터 향후 이 사건 주택이 매매되어 임대인이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고지받기는 하였다고 보인다. 그러나, 당시 피고가 이 사건 주택을 언제,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매도할 것이라는 구체적 내용까지 언급하였다거나 이를 원고가 알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는 없다(이 사건 설명서 외에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에서 특약사항으로 기재되지도 않았다). 또한 이 사건 설명서에 있는 내용도 그 문언상 이 사건 주택의 소유자가 바뀔 수 있다는 추상적인 가능성에 대한 양해 정도로 보일 뿐,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의 승계를 무조건적으로 승낙하고 기존 임대인인 피고에 대해서는 보증금 반환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주택 매매의 구체적 내용, 특히 매수인이 누구이고 어떠한 상황에 있는지 등을 전혀 알지 못한 상태였으므로, 위 주택의 매매 경위나 매수인의 자력관계 등 새 임대인과의 신뢰관계를 보장할 만한 일체의 사정을 불문한 채 미리 그 지위 승계에 동의하고 이의제기권을 포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이 사건 임대차계약 당시의 이 사건 설명서 작성 등 사정만으로 원고가 위 이의제기권을 사전 포기하였다고 해석하는 것은, 임대차 관련 법률조항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무효로 보는 민법과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입법취지에 반 하고, 임차인의 이의권을 인정한 판례의 취지가 쉽사리 몰각될 수 있어 부당하다고 보인다.

4) 원고가 위 매수인 D에게 연락하였을 때 D는 이 사건 주택 매매관계나 임대차 관계에 관하여 잘 알지 못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기도 하였다. 무릇, 주택 임대차는 기본적으로 목적 부동산의 사용 및 차임의 지급에 관한 계약이지만 이는 임대인과 임차인 상호간의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계속적 계약관계의 성질을 가지고, 또 경제적 약자 지위에 있는 임차인을 보호해야 할 법적 요구도 크다 할 것인바,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비롯하여 쌍방의 권리의무 이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인 주택 매수인(새 임대인)의 신상이나 자력 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임차인에게 임대인 지위 승계를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것은 불공평하고 부당하다. 원고로서는 이 사건 주택이 실제로 매매될 때에 이르러 그 매수인의 신상이나 자력, 임차인에 대한 태도, 주택의 담보가치 기타 제반 상황을 고려하여 임대인 지위 승계에 대한 이의제기 여부를 결정할 선택권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5) 피고는 이 사건 주택을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과 같은 금액인 3억 원에 매도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위 매매대금의 지급은 매수인 D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그대로 승계하여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인수하는 것으로 갈음하기로 당사자 간 약정하였 다. 그렇다면 피고는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매수인으로부터 받아야 할 매매대금채권을 원고로부터 받은 임대차보증금으로 충당하여 그 만족을 얻는 한편, 자신이 지고 있던 원고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주택 매수인이 전적으로 이행하도록 책임을 넘김으로써, 결국 원래 피고가 부담하여야 할 주택 매수인 D의 변제자력(지급의사 및 능력)에 관한 위험 등을 임차인인 원고에게 전가한 셈이 되었는바, 이를 원고가 용인하였다고 하는 데에는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그리고 임차인인 원고에게 아무런 사전 고지나 설명 없이 위와 같은 방식의 매매계약을 체결한 피고로서는 사후 그 실체를 파악한 원고로부터 이의제기를 받음에 따라 임대차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자신이 감수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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