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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 공인중개사의 중개목적물 확인,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다음 책임의 범위를 제한한 사례

2023. 10. 19.김성모 변호사
[민사] 공인중개사의 중개목적물 확인,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다음 책임의 범위를 제한한 사례

오늘은 공인중개사의 중개목적물 확인, 설명의무 위반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그 책임의 범위를 제한한 판결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 D는 청주시 서원구 G지번 지상 4층 다가구주택(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소유자였던 사람이고, 피고 E, F은 개업공인중개사이다.

▶ 피고 C협회(이하 ‘피고 협회’라고 한다)는 공인중개사법에 의해 설립된 협회로서 개업공인중개사의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하기 위한 공제사업을 하는 법인이다.

▶ 원고들은 2021. 11. 27. 피고 E, F의 중개로 피고 D와 이 사건 건물 중 303호(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를 임대차보증금 75,000,000원, 임대차기간 2021.12. 9.부터 2023. 12. 8.까지로 정하여 임차하는 부동산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21. 12. 9. 위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고 입주하면서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부여받았다.

▶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건물 및 그 부지에는 근저당권자 H조합의 채권최고액 312,000,000원의 선순위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임차인 I 등의보증금 합계 327,000,000원의 선순위 임차인들이 있었다. 그런데 피고 E, F이 작성하여 원고들에게 교부한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의 ‘권리관계’란에는 위 선순위근저당권에 관한 기재는 있으나, ‘실제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않은 물건의 권리 사항’란에는 “임대인 서류제출을 거부하고 구두로 설명함. 선순위보증금 205,000,000원 외 별도의 권리관계 및 국세, 지방세 체납사실 없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 이 사건 건물 및 그 부지에 관하여 2021. 12. 24. 청주지방법원 2021타경58598호로 강제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지고, 이어 2022. 6. 20. 청주지방법원 2022타경2714호로 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져 이들 결정에 따른 중복경매절차(이하 ‘이 사건 경매절차’라 한다)가 진행되었는데, 원고들은 경매절차가 진행되고 있던 2022. 3. 8. 경매법원에 배당요구를 하였다.

▶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건물 및 그 부지는 675,061,400원으로 감정평가되었으며, 2022. 10.경 520,156,350원에 매각되었는데, 원고들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전혀 배당받지 못하였다.

▶피고 협회는 피고 E, F과 사이에, 피고 E, F이 부동산중개행위를 함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피고 협회가 100,000,000원의 한도에서 그 손해를 보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공제계약(이하 ‘이 사건 공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한편, 피고 협회의 공제규정에서는 “공제금 지급청구를 받은 때에는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들은 피고들을 상대로 75,000,000원 상당의 임대차보증금 또는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하였다.

판 단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관련법리

(1) 중개업자는 다가구주택 일부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중개함에 있어서 임차의뢰인이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에 임대차보증금을 제대로 반환받을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다가구주택의 권리관계 등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여야 하므로, 임차의뢰인에게 부동산 등기부상에 표시된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등을 확인․설명하는데 그쳐서는 아니 되고, 임대의뢰인에게 그 다가구주택 내에 이미 거주해서 사는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계약내역 중 개인정보에 관한 부분을 제외하고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부분의 자료를 요구하여 이를 확인한 다음 임차의뢰인에게 설명하고 그 자료를 제시하여야 하며,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이 정한 위 서식에 따른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중개목적물에 대한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아니한 물건의 권리 사항’란에 그 내용을 기재하여 교부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만일 임대의뢰인이 다른 세입자의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자료요구에 불응한 경우에는 그 내용을 위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재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중개업자가 고의나 과실로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임차의뢰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때에는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의하여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63857 판결 참조).

(2) 공인중개사로서는 설령 임대인이 관련 자료제공을 거부해 실상을 정확히 알기 어려웠더라도, 다가구주택의 규모와 전체 세대수, 인근 유사 부동산의 임대차보증금 시세에 비추어 임대인이 구두로 알려준 금액이 실제와 차이가 클 수 있고 상당수의 소액임차인도 있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공인중개사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임대인이 각 호실별 임대차보증금은 함구한 채 그 합계라고 알려 준 금액을 그대로 적어주었을 뿐 그 내용이 불충분하거나 부정확할 수 있음은 알리지 않았던 경우 임차인들에게 그릇된 정보를 전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22. 6.30. 선고 2022다212594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중개한 피고 E, F으로서는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 저당권 등에 관한 사항뿐만 아니라 등기되지 아니한 권리관계, 즉 이 사건 건물에 이미 입주한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과 같은 부분의 자료를 임대인에게 요구하여 확인한 다음, 이를 원고들에게 설명하고 그 자료를 제시할 의무가 있다.

(2) 그런데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 E, F은 원고들에게 위와 같은 등기되지 아니한 권리관계에 관한 자료 확인의무 및 설명의무 등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잘못이 있고, 이로 인하여 원고들이 임대차보증금 75,000,000원을 회수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위 법리 및 관련 규정의 취지는 중개의뢰인이 중개대상물에 관하여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여 신중한 판단을 하도록 함으로써 불측의 손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고, 부동산중개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은 부동산거래에 관하여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이므로, 부동산중개업자에게 중개행위를 의뢰하는 사람은 이러한 부동산중개업자의 지식과 경험을 신뢰하여 부동산중개를 의뢰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다가구주택과 같이 권리관계가 다소 복잡하거나 이해관계인이 다수 생길 여지가 커 임대차보증금을 보호받지 못할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차계약을 중개하는 부동산중개업자로서는 임차의뢰인에게 그러한 위험성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하고, 그 임대차보증금의 보호를 위한 여러 법적 조치 또는 위험대비책 등을 적극적으로 조언하거나 강구하여야 한다.

(나)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시점을 기준으로 원고들보다 선순위 임차인들의 총 보증금액은 327,000,000원에 이르는데 이는 피고 E, F이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명시한 205,000,000원과는 그 금액 차이가 상당하다. 임대차보증금을 75,000,000원으로 하여 계약을 체결하려는 원고들의 입장에서는 위와 같은 정도의 금액 차이는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으로 보아야 한다.

(다) 피고 E, F은 임대인을 상대로 이 사건 건물 내의 다른 임차인들의 임대차계약내역에 관한 자료를 요구하여 그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채 만연히 임대인이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구두로 설명한 보증금에 대해서만 확인ㆍ설명하였는바, 이러한 정도의 조치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중개업자로서 확인·설명 의무를 다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라) 피고 E, F은 임대인에게 추가적인 자료를 확인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만일 추가적인 자료 확보가 쉽지 않다면, 원고들에게 선순위 임차인에 관한 정보는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확인한 바가 없어 부정확한 정보일 수 있음을 고지함이 상당함에도, 이를 고지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마)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E, F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 당시 중개대상물 확인ㆍ설명서 중 ‘실제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않은 물건의 권리 사항’란에 ‘선순위 보증금 205,000,000원’이라고 기재한 것과는 달리 실제 선순위 임대차보증금 합계액은 327,000,000원이고, 선순위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은 312,000,000원으로서 여기에원고들의 임대차보증금 75,000,000원을 더하면 그 합계액이 714,000,000원에 달한다. 반면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건물 및 그 부지의 감정가는 675,061,400원이고 실제 520,156,350원에 매각되어 원고들은 임대차보증금을 전혀 배당받지 못하였다.

(바) 이 사건 건물의 가액과 선순위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및 기존 임차인들의 임대차보증금 합계액과 최우선순위 임차인이 다수 존재하게 될 가능성, 다가구주택 경매의 경우 일반적으로 임차인이 다수이고 유찰이 빈번함으로 인하여 매각가액의 저감폭이 비교적 큰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될 경우 임차인인 원고들이 대항력을 상실하고 임대차보증금을 모두 배당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만일 피고 E, F이 원고들에게 이 사건 건물에서 거주 중인 임차인들의 권리관계 및 임대차보증금의 범위에 관하여 정확하게 확인하여 설명하였다면,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임대차보증금을 낮추어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그 손해를 피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2.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가. 관련 법리

부동산 거래당사자가 중개업자에게 부동산거래의 중개를 위임한 경우, 중개업자는 위임취지에 따라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를 조사․확인할 의무가 있고 그 주의의무를 위반할 경우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게 되지만, 그로써 중개를 위임한 거래당사자 본인이 본래 부담하는 거래관계에 대한 조사․확인 책임이 중개업자에게 전적으로 귀속되고 거래당사자는 그 책임에서 벗어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중개업자가 부동산거래를 중개함에 있어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를 조사․확인할 의무를 다하지 못함으로써 중개의뢰인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경우 중개의뢰인에게 거래관계를 조사․확인할 책임을 게을리 한 부주의가 인정되고 그것이 손해 발생 및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면, 피해자인 중개의뢰인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과실상계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것이 손해의 공평 부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기본원리에 비추어 볼 때도 타당하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다69654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사실관계 및 위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협회 및 피고 E, F의 책임을 손해액의 15%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1) 피고 E, F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선순위 근저당권과 그 내역을 명확히 기재하였고, 비록 실제 확인할 수 있는 선순위 권리관계와 액수에서 다소 큰 차이가 있기는 하나 공시되지 않는 권리관계에 관하여도 임대인이 구두로 설명하는 선순위 보증금이 있다는 점과 그 금액을 명시하고 아울러 임대인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였다는 점도 명시하였으며, 임대차계약서 특약 제2항에 “임차인은 위 부동산에 존재한 선순위 권리(근저당권, 임차권 등)로 인하여 경매 등이 실행될 경우 임차보증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받지 못할 수도 있음을 확인한다.”고 기재하기까지 하였다.

(2) 이 사건 건물의 다른 선순위 임차인들의 보증금 액수에 관하여 원고들도 중개업자에게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임대인에게 임대차계약서의 제시를 요구하는 등 자신의 책임 아래 이 사건 건물의 권리관계 등을 조사․확인한 후 보증금 회수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해 그 위험을 최소화할 조치를 강구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한 것으로 보인다.

(3)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6 제4항에 의하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려는 자는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확정일자 부여기관에 해당 주택의 임대차계약 자료를 요청할 수 있는바, 원고들은 위 조항에 근거하여 이 사건 건물의 다른 임차인들의 보증금의 존부나 그 액수, 소액임차인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였다.

(4) 원고들은 이 사건 건물의 구조와 원고가 교부한 보증금에 비추어 이 사건 건물의 다른 임차인들도 비슷한 금액의 보증금이나 차임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음을 어느 정도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5) 중개업자로서는 임대인의 협조 없이 다른 임차인들의 임대차계약 내역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6) 원고들이 손해를 입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임대인이 이 사건 건물 및 그 대지의 담보가치와 본인의 변제자력 등에 비교하여 과도한 내용의 근저당권을설정하고, 임대차보증금을 받은 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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