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성모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최근 의뢰를 받아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민사사건 중에 법리적으로 상당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사건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은 00신용정보회사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원으로서 약 11년간 근무하다가 퇴사하였고, 퇴사 후 회사에 퇴직금을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회사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한 근로자가 아니므로 퇴직금을 줄 수 없다고 하자 퇴직금청구의 소를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현재 의뢰인의 근로자성 여부에 대해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고 조만간 1심 판결 선고가 예정되어 있는데, 그 동안 변론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받기 위해 주장한 사실과 입증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원고와 피고의 지위에 관하여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관할관청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무를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7. 4. 1.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합니다)을 체결하고,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다가 2018. 3. 31.에 퇴사한 피고의 직원입니다(갑 제1호증 –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갑 제2호증 - 계약사실증명원, 갑 제3호증 – 위임계약서 참조).
2. 원고의 근로자성에 관하여
가. 근로자성에 관한 판례의 태도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
나. 이 사건 위임계약의 주요내용
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를 나타내는 태양
(1) 원고는 2007. 4. 1.부터 2018. 3. 31.까지 근무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배분받은 채권에 관한 관리 및 추심업무를 하였는데, 구체적으로 매일 09:00까지 사무실에 출근하여 부여받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접속하여 채권관련 신용정보를 조회한 다음 신용정보업종사원증을 지참하고 채무자를 만나 변제를 독촉하는 등 추심업무를 수행하였고, 매일 당일의 수행 업무 및 실적을 위 전산시스템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채권추심 실적을 피고에게 보고하였으며, 피고의 지사장에게도 실적보고 및 행선지를 보고하였습니다. 또한 피고의 지시상 지시아래 추심팀장으로 근무할 때는 추심팀원들의 실적체크와 행선지도 관리하였습니다(갑 제4호증 – 행선지보드판사진, 갑 제5호증의 1 내지5 호증 – 사실확인서, 갑 제6호증 - 추임업무활동일지 참조).
(2) 원고는 피고가 제공하는 사무실, 책상, 컴퓨터, 유선전화, 복사기 등의 사무용 비품을 제공받았고, 피고의 전상망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부여받았으며, 주민등록초본발급을 비롯한 채권회수 과정에서 지출하는 우편요금과 서류비용을 지원받았습니다(갑 제7호증 – 전남지사 4월 초본,등기부등본서명리스트 참조).
(3)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인들이 사무실 내에서 외부 수신 전화를 받을 때는 반드시 ‘00신용정보 추심부서 000입니다’라는 식으로 전화응대를 하도록 지시하였고, 이를 지키도록 하기 위해 영업부서 또는 추심부서 전화기에 응대방식의 멘트를 부착시켜 놓았습니다(갑 제8호증 – 고객응대멘트 사진 참조).
(4) 원고는 채권회수 금액에 비례하여 2007. 4.부터 2008. 6.까지는 매월 10.경에, 2008. 7.부터 2018. 3.까지는 매월 25.경에 정기적으로 급여를 지급받았는바, 피고는 2007. 4.부터 2008. 12.까지는 월급여 명목으로 입금을 주었는데 2009년부터는 갑자기 월급여 명목으로 입금하지 않고 피고 이름으로 입금해 주었습니다(갑 제9호증 – 계좌거래내역조회 참조).
(5)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인들이 매일 전산시스템을 통해 보고하는 추심실적을 토대로 개인별·팀별 회수율, 목표달성율, 순위 등을 분석·관리하고, 실적을 독려하였고, 매출실적 향상을 위해 일정 기준 이상의 회수 실적을 달성한 경우에는 인센티브 명목의 금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캠페인을 하였고 반대로 귀책민원 유발자에 대해서는 패널티를 주는 시책을 펴는 등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인들의 업무를 철저하게 지휘, 감독을 하였습니다(갑 제10호증 – 본사시책공고내역, 갑 제11호증 – 지사시책공고내역, 갑 제12호증 – 본사패널피시책공문, 갑 제13호증 – 순천지사일일매출현황, 갑 제14호증 - 8월개인별평가표 참조).
(6) 특히 피고의 지사장들은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인들이 외근을 할 경우 행선지를 반드시 화이트보고에 기재하게 하고 수시로 외근상황을 보고하게 하였으며, 추심실적에 따라 채권건수를 배당하고, 실적이 좋지 않은 때에는 실적 압박을 하면서 퇴근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하고 주말 출근을 강요하기도 하는 등 업무실적에 관한 지휘, 감독을 철저히 하였습니다(갑 제5호증의 1내지5 – 사실확인서, 갑 제15호증의 1내지4 – 메신저 내역 참조).
(7) 원고는 위임계약체결 이후 근무기간 동안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면서 동종업체에 겸직한 적이 없고 피고에 전속되어 계속 근무하였으며, 자신이 하는 추심업무를 타인에게 대행시킨 적이 없습니다.
(8) 원고와 마찬가지로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하다가 퇴직한 채권추심원 김00는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고, 특히 원고와 같은 순천지사에서 함께 근무하다 퇴사한 소외 김00도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항소심에서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바 있습니다(갑 제16호증 – 판결문, 갑 제17호증 – 사건검색내역, 갑 제18호증 – 판결문, 갑 제19호증 – 사건검색내역 참조).
다. 소결
위와 같은 이 사건 사건위임계약의 주요내용과 근무형태 및 업무내용, 수수료 지급 등 제반사정, 즉 ① 이 사건 위임계약의 내용에는 업무수행방법, 준수사항, 수수료 지급기준 등 취업규칙을 갈음할만한 사항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징계해고 사유에 상응하는 사유들이 계약해지 사유로 되어 있으며,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의 담보로 신원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도록 되어 있는 점, ② 원고 추심할 채권은 피고에 의하여 배분되었고, 다수의 채권을 관리하는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상 피고가 원고에게 배분한 개개의 채권에 대한 추심방법이나 순서 등을 일일이 지시하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채권추심의 기본 방향은 피고에 의하여 정하여졌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채권배분에 있어 불이익을 주거나 이 사건 위임계약을 해지하는 등 그 지휘·감독권을 관철할 수 있는 수단도 확보되어 있었던 점, ③ 피고는 원고의 채권추심 실적을 통하여 업무수행 내용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데 그치지 않고 원고로 하여금 업무수행 내용을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입력하게 함으로써 업무수행 내용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었으며 실적 향상을 위해 원고에게 채권회수 독려 등의 지시를 하여 왔는데, 원고로서는 채권배정 등에서의 불이익을 피하기 위하여 피고의 채권회수 독려나 업무지시에 따를 수 밖에 없었던 점, ④ 피고는 원고에게 사무실과 함께 각종 사무집기 비품, 각종 보고서 및 의뢰서 양식, 전상망 접속 아이디 등을 제공하고, 우편료와 주민등록초본, 등기부등본 발급비용을 지원한 점, ⑤ 이 사건 위임계약상 원고는 채무관련인 등에 관한 개인신용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누설하지 아니하여야 할 기밀유지의무를 부담하므로 제3자에게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었고, 실제로도 피고에게 전속되어 피고의 업무만을 수행한 점, ⑥ 원고에게 지급되는 수수료의 액수가 일정하지 아니하고, 채권회수에 따라 그 지급액 등이 결정되기는 하였으나, 매월 정기적으로 원고의 채권추심 실적이라는 근로의 결과물에 따라 비례하여 지급되는 등 수수료의 지급이 원고의 업무량이나 업무시간과 관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 스스로도 일정기간 월급여 명목으로 지급하였던 점, ⑦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인들의 업무는 피고의 사업에서 가장 필수적이고 본질적인 부분으로 피고의 적정한 업무수행은 결국 채권추심인들의 적정한 업무수행에 달려 있으므로 피고로서는 채권추심인들에 대하여 개인별·팀별 회수율, 목표달성률, 순위 등을 분석·관리하고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거나 민원발생시 패널티를 부과하는 등 지휘·감독권을 매우 철저히 행사하였던 점, ⑧ 원고와 같은 업무를 하다 퇴사한 김00와 순천지사에서 같은 팀원으로 근무한 소외 김00이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청구 소송에서 이미 근로자성을 인정받아 승소확정판결을 받았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 사건 진행하다 보니 00신용정보회사에서 퇴사한 수많은 채권추심원들이 이미 퇴직금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었는데, 하급심에서 패소한 사례도 다수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아마도 소송대리인이 관련 사건 중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된 사건이 있다는 것을 몰랐고 근로자성을 인정할 만한 사실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참고로 퇴직금 액수는 최종 3개월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하여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대법원은 “근로기준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그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위와 같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다고 볼 예외적인 정도까지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6다17287 판결, 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참조).
그러면 최종 3개월간 받은 평균급여(수수료)와 최종 1년간 평균급여(수수료)를 기초로 한 1일 평균임금을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차이가 나야 현저하게 많거나 적게 산정된 것으로 볼 것인지 기준이 문제되는데, 최근 하급심 판결은 상호간 2배 이상 차이가 나는지에 따라 결정한 바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