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마스터 김성모변호사 입니다.
오늘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강제추행 사건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법인회생 사건들을 많이 하다 보니 종종 민사나 형사 사건도 하냐는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요. 민사, 형사 사건과 같은 일반 송무사건도 기본적으로 하고 있다는 말씀도 드리고, 형사 사건도 성실히 변호하고 있다는 차원에서 오늘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소사실]
피고인은 광주 북구 000길 68에 있는 “0000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이자 위 센터의 노동자 측 고충처리위원으로 민원 업무를 담당하고, 민주노총 ’0000센터‘ 지회의 사무장을 맡고 있는 자이며, 피해자는 위 센터 고객상담팀에 근무하던 직원이다.
피고인은 2018. 2. 7. 08:35경 위 ’0000센터‘ 고객상담팀 사무실 안에서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는 피해자 000의 컴퓨터 화면에 띄워진 민원 관련 일을 물어보던 도중, 피해자의 왼편에서 피해자 쪽으로 몸을 기울이면서 피고인의 오른쪽 손가락 네 개로 피해자의 왼쪽 옆구리를 약 1-2초 정도 살며시 짚어 만졌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1심 및 2심 판결]
1심 및 2심 법원은 피해자의 법정진술과 피해자가 사건 당시 동료들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근거로 피고인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습니다.
[대법원 상고 이유]
여러분들은 위 공소사실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현재 우리 형사사법의 실무는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중심주의가 지배하고 있고, 그로 인해 형사법의 대원칙인 무죄추정의 원칙은 그 힘을 잃고 있습니다. 물론 성범죄의 피해자를 보호해야 하고 그 아픔을 이해하고 치유해야 하며 가해자를 엄벌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이 처벌되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비록 열사람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사람의 억울한 사람을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법 격언은 바로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라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대변하는 것인데, 현재 성범죄 사건을 대하는 우리 사법은 그와 정반대로 '비록 열사람의 억울한 사람이 있더라도 한 사람의 범인도 놓칠 수 없다'는 입장에서 '의심스러울 때는 피해자의 이익으로'라는 태도을 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피고인을 변호하는 변호사들이 피고인의 삶의 궤적을 통해 본 그 사람의 인성과 성품,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행동 등 구체적 정황, 변호인의 질문에 대한 답변의 구체성과 설득력 등으로 보아 도저히 성범죄를 저지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고 공소사실과 증거기록을 보더라도 뭔가 엉성하고 틈이 있어 범죄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법정에서 눈물 한번 흘리면 재판은 끝이다'라는 것이 요즘 성범죄 사건을 변호해 본 변호사들의 한숨 깊은 토로입니다.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의문이 든 것은 과연 피고인이 아침부터 여러사람이 있는 사무실에서 순간적으로라도 피해자를 강제추행하려는 의도가 있었을까, 피해자가 1년이 경과한 뒤에 고소를 한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였습니다. 모든 성범죄 사건들을 들여다 보면 뭔가 맥락이 있고 이해가 될만한 사정들이 엿보이기 마련인데 이번 사건은 전혀 맥락도 없고 이해하려고 해도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1심이나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을 깨고 유죄가 선고되었는데, 아마도 성범죄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받기는 이 만큼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1심 변호를 맡은 변호사는 너무나 허술하게 변호하였고(사실상 증인신문 외에 변호한 내용이 없을 정도임), 2심 변호사는 성실하게 변호하였음에도 유죄가 선고되어 상고심을 맡은 입장에서 마음이 무겁고 승소가능성을 점치기도 어려운 상황인데요, 제발 피고인의 억울함이 풀어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아래 상고이유서를 읽어 보시고 여러분들도 한번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Ⅰ. 채증법칙위반 및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점
1. 피고인이 피해자를 만졌는지 여부
가. 피해자의 수사단계 및 법정 진술은 신빙성이 없습니다.
(1) 피해자의 경찰조사 및 법정 진술 요지
피해자는 “피고인이 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옆구리를 짚어 만졌고, 피해자가 성추행이라고 이의를 제기하자 직장 동료 000은 피고인에게 주의하라고 하였으며, 다른 직장 동료 000이 ‘피고인의 범행을 목격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습니다.
(2) 추행 사실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은 구체적이지 못하고 모호합니다.
피해자는 추행 사실과 관련해 고소장에는 ‘피고인의 오른손 손가락이 1~2초 정도 닿았다’고 기재하였는데(1심 증거기록 3p), 경찰조사에서는 ‘오른손 손가락 네 개로 제 왼쪽 옆구리를 살며시 짚는 거예요’, ‘오른 손으로 제 옆구리를 만진 거예요’라고 했다가 다시 ‘손가락 네 개를 사용해서 살짝 닿았어요.’라고 진술하였고(1심 증거기록 11-12p), 1심 법정에서는 ‘제 옆구리에 손을 대셨어요.’, ‘제 옆구리를 만졌다’(2019. 9. 27.자 피해자 증인신문 녹취서 3p), ‘옆구리 닿으니까’(2019. 9. 27.자 피해자 증인신문 녹취서 13p) 라고 진술하였는바,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은 과연 피고인의 손가락이 우연히 닿았다는 것인지 아니면 손가락으로 일부러 만졌다는 것인지, 닿은 부분도 손가락의 앞부분인지 등부분인지 알 수가 없어 구체적이지 못하고 모호합니다.
(3) 법정에서 피해자는 상호 모순되는 진술을 하였고, 피고인이 손가락으로 만진 게 아니라 피고인의 손가락이 닿은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였습니다.
피해자는 1심 증인 신문에서 “피고인이 옆을 짚으려고 했는데 실수로 닿았다거나 손동작이 허공을 휘적거리거나 증인의 손에 닿거나 했던 상황은 아니었나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전혀 그런 것은 아니었어요.” 라고 마치 피고인의 오른손이 옆구리에 닿을 때의 상황을 직접 지켜보았고 피고인이 손가락으로 의도적으로 옆구리를 만진 게 분명하다는 듯이 진술하고는 (2019. 9. 27.자 피해자 증인신문 녹취서 4p) 변호인이 “피고인의 손가락이 닿았다는 느낌을 느낀 거예요, 아니면 직접 피고인이 오른손으로 옆구리를 닿을 때 그 장면을 본 거예요?”라고 질문하자 “제가 본 거는 아니에요.”라고 답하고 “경찰에서는 ‘피고인이 컴퓨터 화면을 가리키면서 피고인의 몸이 컴퓨터 화면 쪽으로 기울었고, 그 순간 동시에 증인의 옆구리를 피고인이 만졌다’ 그런 취지로 이야기 하셨는데, 그러면 정확히는 증인이 옆구리에 어떤 촉감이 느껴져서 곧바로 ‘성추행이에요.’라고 말씀하셨다는 거네요.”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하여 손가락으로 만지는 것을 직접 보지도 못했고 옆구리에 어떤 촉감이 느껴져서 만진 것으로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앞, 뒤가 안 맞는 모순되는 진술을 하였습니다(2019. 9. 27.자 피해자 증인신문 녹취서 11~12p).
또한 변호인의 “증인의 말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봐봐’ 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왼쪽 옆구리를 짚었을지도 모르지만 본인 입장에서는 굉장히 수치심을 느꼈다는 말씀이시네요”라는 물음에 “예”라고 답하고(2019. 9. 27.자 피해자 증인신문 녹취서 13p), “그런데 추행이라는 게 본인이 느끼는 거잖아요. 어떤 사람이, 남자 직원이 저를 안았을 때 기분이 안 나쁘면 추행이 안 되고, 잠깐 닿았는데 성적수치심이 들면 추행이잖아요 -중략- 제가 그 순간 손이 닿았을 때는 기분이 나빴어요.”라고 진술하였는바(2019. 9. 27.자 피해자 증인신문 녹취서 14p), 피해자 스스로도 피고인이 의도적으로 만진 게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닿은 것일 수도 있는데 기분이 나빠 추행이라고 생각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4) 피해자는 평소에 피고인에 대한 험담을 수 차례 하는 등 피고인에 대하여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그렇게 좋다고 할 수는 없어요. 솔직히 말하면요. 겉으로는 웃고 가지만 속으로는 저는 싫고요. - 중략- 다른 직원들한테 힘을 행사하는 게 꼴봬기 싫다고 해야 하나. 좋은 감정은 아니었어요.”라고 진술하였고(1심 증거기록 13p),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는 범행 전에도 “000 왔다 개늠”이라고 말하고 그 후에도 “개새끼”, “그리고 000 집에 보내버릴꺼야”라는 메시지를 보냈으며(1심 증거기록 49~50p), 1심 증인 신문에서도 이 사건 이전부터 피고인에 대해 감정이 솔직히 안 좋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2019. 9. 27.자 피해자 증인신문 녹취서 10p),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이 사건 전부터 평소 피고인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음은 분명합니다.
(5) 범행 전후 피해자가 000, 000과 나눈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대화내용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피해자는 경찰조사에서 사건 직후 “주임님 이건 성추행이에요”라고 곧바로 이의를 제기했는데, 이에 대해 피고인은 별 말을 안했고, 그 상황을 목격한 000 팀장은 ‘요새 그러면 안돼, 조심해야 돼’라고 말했다고 진술하였는데(1심 증거기록 12p),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대화 내용을 보면 피해자는 추행 시점에 ‘옆구리 만져, 개놈’이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어서 ‘아 글고 왜 자꾸 내 커피 먹어’라는 메시지를 보냈는바(1심 증거기록 49p), 강제추행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음에도 피고인이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는 점, 추행을 당했다는 그 순간에 카카오톡 메시지를 작성하고 공식적 이의제기를 했음에도 굳이 비밀스런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긴 점, 강제추행에 관한 이의제기를 당하고서도 피고인이 아무렇지 않게 피해자의 커피를 먹었다는 점 모두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6) 소결
이와 같은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옆구리를 의도적으로 만진 것이 아니라 민원 청취를 듣다가 무의식적으로 피해자의 옆구리에 손가락이 닿은 것일 수도 있으나 평소 피고인에 대해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 피해자는 피고인의 손가락이 닿은 것만으로도 불쾌하여 손가락으로 만진 것으로 오인한 것이거나 무의식적으로 닿은 것임을 알면서도 만진 것으로 부풀려 주장한 것일 수도 있어 “피고인이 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옆구리를 짚어 만졌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할 것입니다.
나. 000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대화 내용 또한 신빙성이 없습니다.
(1)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대화내용의 요지
000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맞아요, 저도 봤어요.”, “000이 공개적으로 말하심”이라면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만지는 것을 직접 목격한 듯이 메시지를 남겼습니다(1심 증거기록 49p).
(2) 유일한 목격자라고 하는 000은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의 추행 행위를 보지 못했습니다.
피해자가 제출한 사건 당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내용를 보면, 08:34분 피해자가“000 왔다. 개놈”이라고 피고인이 사무실에 들어온 것을 알리는 메시지를 보내자 000은 곧바로 08:34분경 “지금 모니터 하나로 하느라 정신이 너무 없음”이라는 메시지를 보내 피고인이 사무실에 들어온 당시 000은 피고인을 지켜본 것이 아니라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고, 범행 시간인 08:35분에는 “000은 녹취를 들으러 왔겠지 근데 내 목소리 내가 들으니깐 나 왜 이리 사투리 심함? ㅋㅋㅋ”라는 38자의 메시지를 오타 없이 정확하게 작성하였는바(1심 증거기록 49p), 이는 사건 당시 000이 피고인의 행위를 지켜본 게 아니라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핸드폰을 보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범행장면을 직접 목격하지 못한 000은 1심 증인신문에 이르러서는 위증죄의 부담을 느껴 피해자의 ‘아’라는 말을 듣고 비로소 뒤돌아 봐 범행을 직접 보진 못했고 피해자의 말을 듣고 짐작하여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목격한 것처럼 진술한 것이라면서 종전의 진술을 번복하였습니다(000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3P, 9p).
(3) 000도 추행 장면을 목격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습니다.
000은 경찰조사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추행하는 장면을 목격한 기억이 없고, 피해자가 “이건 성추행이에요”라고 하는 말도 들은 기억이 없으며, “요새 그러면 안 돼, 조심해야 돼.”라는 말을 한 기억도 없다고 진술하였고(1심 증거기록 117~118p), 1심 법정에서도 위와 동일한 취지로 진술하였습니다(2019. 9. 27.자 000 증인신문 녹취서2~3p).
2. 피해자의 고소 경위에 관하여
가. 피해자가 주장하는 고소경위
피해자는 이 사건 발생일인 2018. 2. 7.로부터 무려 1년여의 시간이 지난 2019. 1. 10.에서야 피고인을 고소하였는데, 피해자는 사건 발생일 2018. 2. 7.경에는 0000센터(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합니다)의 000팀 계약직 상담원으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건 발생 직후 피고인을 고소하면 그 당시 피고인의 영향력으로 자신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아 고소하지 못하였는데, 피고인이 ‘남자로 태어나면 미투 한번 걸려봐야지’라는 이야기를 하고 다니고, 2018. 12. 19. 재차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하여 이를 묵과할 수 없어 고소하였다고 주장합니다.
나. 피고인은 피해자의 무기계약직 전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피해자의 주장과 달리 피고인은 2018. 2. 7.경 000팀 소속으로 근무하는 일반 직원에 불과하여 피해자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막을 만한 지위에 있지도 않았고 그와 관련한 어떠한 권한도 없었으며, 사측이 아닌 근로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노동조합의 사무장으로 일하고 있었기에 피해자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막을 명분도 전혀 없었습니다. 이러한 점은 직장 동료인 000와 000의 진술을 통해서도 명백히 확인되는 사실입니다(000의 확인서, 000의 탄원서). 더구나 이 사건 회사는 계약직 직원이 근무평점이 낮아도 일정 근속연수를 채우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켜 주기 때문에 굳이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숨겨여야 할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또한 사건 당시 피고인이 속한 노동조합인 민주노총 지회와 피해자가 속한 제1 노동조합은 서로 다툼이 심했던 상황인데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형사고소를 당하였다고 피해자의 무기계약직 전환에 영향력을 행사하였다면, 오히려 피해자가 속한 제1 노동조합에게 빌미를 제공하여 피고인 및 피고인이 속한 민주노총 지회가 궁지에 몰리는 결과가 초래되었을 것이 명백합니다.
다. 피고인은 ‘남자라면 미투 한 번 걸려봐야지’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피해자는 경찰조사에서 피해 발생 후 1년이 다 지난 시점에 고소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먼저 피고인이 ‘남자로 태어나면 미투 한 번 걸려봐야지’라는 이야기를 하고 다녀 그것이 일단 불편했다고 진술하였습니다(1심 증거기록 14p).
그러나 당시는 많은 유명 정치인, 법조인, 영화감독, 배우, 시인 마저도 미투 가해자로 한번 지목되면 한 순간에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잃고 매장이 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특별한 사회적 지위나 명예 없이 평범하게 살아온 피고인이 ‘남자로 태어나면 미투 한 번 걸려봐야지’라는 개념없는 말을 하고 다닐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피고인은 당시 유명인사들이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모습을 보고 반어법으로 ‘세상 참 잘 돌아간다.’라고 말하며 미투 가해자인 사람들에 대한 비판적인 표현을 했을 뿐입니다. 더구나 피고인이 재직 중이던 이 사건 회사의 000팀은 여직원의 비율이 큰데 그러한 환경 속에서 피고인이 위와 같은 말을 대놓고 하고 다녔다는 것은 도저히 믿기 어려운바, 아마도 피고인에 대한 악감정에 사로잡혀 있던 피해자가 말의 앞,뒤를 자르고 잘못 들었거나 오해를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라. 피고인은 2018. 12. 19. 피해자를 추행하거나 모욕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1심과 원심이 피고인에게 유죄의 심증을 갖게 된 결정적인 배경 중에 하나는 바로 피해자가 이 사건 외에도 2018. 12. 19.경 피고인으로부터 또 다시 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2018. 12. 19.경 피해자를 추행하려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피고인은 당시 전날 피해자가 자신의 업무를 도와 준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건네려고 손을 들다 손에 들고 있던 업무수첩이 피해자의 엉덩이에 닿을 뻔해서 “ 아이고, 하마터면 엉덩이에 닿을 뻔 했네” 라고 놀란 심정을 말하였던 것인데, 이에 피해자가 “ 그럼 내가 성추행으로 신고하지”라고 하면서 000 주임에게 “이런 경우는 민원접수해야 하나요”라고 하자 000이 “민원이 아니고 고충처리로 가야죠” 라고 대답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허락없이 만지고 그러면 큰일 나”라고 말하는 등 회사 직원들끼리의 가벼운 농담정도의 대화를 나누었던 것 뿐입니다.
그럼에도 피해자는 마치 피고인이 자신을 뒤따라와서 업무수첩을 엉덩이에 대었고 이에 항의하자 “엉덩이 한번 만지려고, 그냥 만지면 고소하니까 허락 맡고 만져야지” 라고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당시 장소가 휴무일 조추첨으로 다수의 직원들이 있던 공개된 사무실 안이었고 가까운 곳에 000, 00 등 다수의 직원들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느닷없이 위와 같은 행동과 말을 하며 피해자를 추행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믿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피해자가 고소장에서 목격자라고 주장한 000은 1심 법정에서 피고인의 추행 장면을 보지 못했고 사건 직후 피해자의 표정은 그렇게 기분 나빠하는 표정은 아니었으며, 자신에게 웃으면서 고충처리를 해 달라고 하여 그냥 일상적인 사적인 대화로 생각되었다고 증언하였는바(2019. 11. 13.자 000 녹취서3p), ‘000 주임이 보았다’, ‘너무 화가 나 000에게 고충처리를 해달라’고 했으며 ‘피고인의 얼굴이 빨개졌다’고 하는 피해자의 진술(1심 증거기록 4p)과는 상반되어 이와 관련한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할 것입니다.
라. 피해자의 평소 피고인에 대한 악감정과 노조 간의 갈등으로 고소한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있습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의 경찰 진술조서(1심 증거기록 13p),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메시지(1심 증거기록 49~50p), 1심 법정 진술(2019. 9. 27.자 피해자 증인신문 녹취서 10p)을 보면 피해자는 이 사건 전부터 피고인에게 굉장히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사건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가 소속된 노조와는 다른 노조인 민주노총 지회의 사무장으로서 피해자가 소속된 노조인 제1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부터 검찰과 노동위원회에 수회 고발을 당한 사실이 있는 점, 피해자는 법정에서 자신이 소속된 노조에서 ‘피해자에게 유급휴가 줘라’, ‘이거 공정하게 처리해줘라’라고 회사에 압박을 가하고, 옆구리에 1~2초간 손가락이 닿은 정도인 이 사건에 대해 ‘전수조사해주라’라고 요구하는 등 제1 노동조합이 이 사건에 개입하려 했다고 진술한 점(2019. 9. 27.자 피해자 증인신문 녹취서 19p), 000도 1심 법정에서 “노노갈등에 대한 하나의 응징을 해야겠다. 이런 것 같은 느낌도 좀 들었고요. 서로 간에 감정이 많이 이입되어있는 개입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일인 것 같아서 마음이 좀 아픕니다.”라고 진술하고(2019. 11. 13.자 000 녹취서6p), 탄원서에서도 “작은 오해로 인해 같은 직장 동료로 걱정이 많이 되고 그 동안 옆에서 지켜본 000은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고, 노⦁노 갈등으로 인한 피해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라고 진술하고 있으며(000 탄원서), 000도 동일한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는 점(000의 확인서)을 종합하면 회사 내 노·노 갈등이 상당히 심각했음은 분명하다 할 것입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사건 발생 후 1년이 지나서 피고인을 고소하게 된 것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무기계약직 전환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또 다른 추행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피고인에 대한 평소 악감정과 노·노 갈등이 더 해졌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듭니다.
3. 피해자를 추행하지 않았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습니다.
가. 피고인은 평소와 같이 민원 녹음 청취를 위해 피해자의 의자 손잡이를 잡았을 뿐입니다.
피고인은 사건 당시 이 사건 회사의 고충처리위원으로 민원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고 사건 당시에도 녹취된 민원을 청취하기 위하여 이어폰을 오른쪽 귀에 꽂고 몸을 기울여 왼손으로 피해자의 책상을 짚고 오른손으론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 피해자의 의자 손잡이를 잡은 상태에서 녹음을 청취하고 있었던 것으로서, 공소사실 중 ‘피고인은 2018. 2. 7. 08:35경 피해자의 컴퓨터 화면에 띄워진 민원 관련 일을 물어보던 도중’이라는 것은 위와 같이 피해자 옆에서 녹취된 민원전화를 청취하였다는 것을 뜻하며, 당시 피고인은 아래 사진과 같은 자세로 녹취된 민원을 청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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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당시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의 옆구리를 1~2초간 만지지 않았으며, 손가락이 닿았다면 위와 같이 몸을 기울인 채로 민원전화를 녹취하다보니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 오른쪽 의자 손잡이를 짚으려다 우연히 무의식적으로 오른쪽 손가락의 등 쪽이 피해자의 옆구리에 닿았을 수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과 같이 ‘민원담당’하고 있는 000도 탄원서에서 민원담당자가 민원처리를 위해서 상담원 책상 밑에 있는 컴퓨터에 이어폰을 연결하여 녹취를 듣는 과정에서 업무공간이 협소하여 위와 같은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진술하고 있고, 피해자와 같이 ‘상담원’으로 일하고 있는 000도 탄원서에서 유사한 취지로 이어폰 선 길이가 짧으면 상담원의 옆에서 몸을 숙여 들어야 하고 이때 중심을 잡아야 하므로 의자에 손을 짚을 수밖에 없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 마저도 1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실제로 손가락으로 옆구리를 만지는 것은 보지는 못했고 옆구리에 닿는 촉감이 있어서 만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피고인이 봐봐 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왼쪽 옆구리를 짚었을 지도 모르지만 본인 입장에서는 굉장히 수치심을 느꼈다는 말씀이시네요”라는 물음에 “예”라고 진술(2019. 9. 27.자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1-13p)하여 평소 업무과정 중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 무의식적으로 닿을 수도 있었을 것이란 것을 인정하기도 하였습니다.
나. 사건 당시 다른 직원들이 추행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조건이었습니다.
이 사건 범행 장소는 이 사건 회사의 공개된 사무실로서 직원들의 책상이 ㄷ자 형태로 배열되어 있어 피고인이 피해자를 추행하려고 했다면 사무실 내 직원 중 누군가가 그 장면을 목격할 가능성이 큰 구조였고, 범행 시간인 08:35분에는 다른 동료직원들이 출근하고 있거나 출근한 상황이었으며, 실제로도 동료직원 000이 같은 사무실 내에 이미 출근해 있었으며 000은 피고인과 함께 민원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피해자의 바로 뒤편에 있었던 상황이었으므로(1심 수사기록 3p), 이와 같이 다른 직원들이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는 공개된 사무실에서 피고인이 추행의 의도로 피해자를 만졌다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다. 피고인은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고,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요청하였으며, 회사에 해고요청까지 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서 경찰과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한결 같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요청하였으며 이 사건으로 기소된 이후에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차량운전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워 이 사건 회사에 자신을 해고해 달라고 요청까지 하였습니다. 이러한 사람이 여러 사람이 있는 사무실에서 대범하게 피해자를 추행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3. 소 결
이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옆구리를 의도적으로 짚어 만진 게 아니라 민원 녹취 청취를 듣다가 무의식적으로 닿았을 개연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의 강제추행행위를 인정할 만한 고도의 증명력 내지 신빙성을 부여할 수 없는 피해자의 진술과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대화내용만으로 피고인이 오른쪽 손가락 네 개로 1~2초간 피해자의 옆구리를 의도적으로 짚어 만졌다는 공소사실을 그대로 인정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심리를 미진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Ⅱ. 강제추행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
설사 공소사실대로 피고인이 앞서 본 바와 같은 자세로 녹취된 민원 전화를 청취하다가 피해자의 옆구리를 1~2초간 짚어 만졌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형법상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인 추행행위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인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나아가 최근 하급심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는 다른 사람의 거동이나 언사에 의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의 감정, 불쾌감이나 굴욕감 등을 겪는 피해를 입은 경우라 하더라도, 건전한 상식 있는 일반인의 관점에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행태라고 곧바로 단정하기 어렵고, 행위자에게 성욕의 자극과 만족이라는 경향성이 드러나지 아니하여 그러한 행위를 행하는 행위자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야기할 만한 행위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한다면, 이러한 거동이나 언사는 민사책임의 영역에서 취급되는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하기도 하였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12. 6. 8. 선고 2011고합686판결).
따라서 극히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순간적인 접촉을 형법상 추행으로 포섭하려면 ‘그 행위가 행위자의 성욕의 자극과 만족을 위한 것이라는 행위자의 경향성이 드러나고, 행위자에게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야기할 만한 행위라는 인식이 있어야 하며, 이러한 신체 접촉이 건전한 상식 있는 일반인의 관점에서도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행태여야 한다.’라는 엄격한 판단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위와 같은 판례에 비추어 볼 때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왼손으로 피해자의 책상을 짚고 앞으로 몸을 기울이며 민원을 청취하던 중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 의자 손잡이를 짚으려다 무의식적으로 오른 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옆구리를 순간적으로 만지게 되었을 개연성이 높은 점, ② 동료 직원인 000도 탄원서에서 민원담당자가 민원처리를 위해서 상담원 책상 밑에 있는 컴퓨터에 이어폰을 연결하여 녹취를 듣는 과정에서 업무공간이 협소하여 위와 같은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③ 동료 직원인 000도 탄원서에서 유사한 취지로 이어폰 선 길이가 짧으면 상담원의 옆에서 몸을 숙여 들어야하고 이때 중심을 잡아야 하므로 의자에 손을 짚을 수밖에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④ 피해자도 경찰 조사에서 이 사건 범행을 목격한 000과 000은 대수롭지 않게 가볍게 여기는 것 같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1심 증거기록 13P), ⑤ 000은는 경찰조사(1심 증거기록 136p)와 1심 증인신문(2019. 11. 13.자 000 증인신문 녹취록12p)에서 피해자가 웃으면서 ‘봤지’라고 물어봐서 웃으면서 ‘봤어요’라고 받아줬으며 범죄 현장처럼 심각하거나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진술한 점 ⑥ 당시 현장에 있었다고 피해자가 주장하는 000도 강제추행 사실에 관하여 보거나 들은 기억이 전혀 없고 만일 그러한 일이 있었다면 ‘요새 그러면 안돼, 조심해야 돼’ 그런 말을 했을 것이고 기억이 날 것인데 전혀 기억이 없다고 진술하는 점(2019. 11. 13. 자 000 증인신문녹취서, 사실확인서),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해자가 평소 피고인에 대한 악감정이 있어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가 다소 불쾌하게 느껴졌을지언정, 피고인이 성적인 만족을 위해 한 행위가 아니라 업무 중 순간적으로 발생한 것이었고 피고인에게 피해자에게 성적인 수치심을 줄 수 있다는 인식도 없었으며, 일반인의 관점에서도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정도의 신체접촉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의 행위를 강제추행죄의 추행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강제추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