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업급여의 수령계좌를 변경한 경우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하는 여부
안녕하세요 김성모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민사집행법과 형법이 연관된 쟁점, 즉 압류금지채권을 수령받던 계좌를 변경한 경우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자가 변제를 하지 않은 경우 채권자는 채무자의 재산을 찾아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채무자에게 별다른 부동산은 없고 산업재해보상법에 따른 휴업급여, 요양급여를 받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경우 휴업급여나 요양급여채권에 대해서는 압류가 금지되므로 우회적으로 그 휴업급여나 요양급여의 수령계좌에 대해 압류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채무자는 휴업급여나 요양급여의 수령계좌를 다른 계좌로 변경하여 수령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렇게 수령계좌를 변경하는 행위가 실질적으로 채권자가 강제집행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강제집행면탈죄로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닌가에 대해 다툼이 있었습니다.
저도 작년에 위와 같은 사건을 맡은 적이 있었고 채무자를 압박하여 채권을 회수할 방법을 찾다보니 채무자를 강제집행면탈죄로 고소를 하게 되었는데요, 검사가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여 약식기소하였고 법원도 벌금형을 선고하였으나 채무자가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되어 제대로 된 법원판결을 받아 보지는 못했으나 당시 법리적으로 과연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2항에 따르면 압류금지채권이 채무자의 금융계좌에 이체되는 경우 법원은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그에 해당하는 부분의 압류명령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압류금지채권의 목적물이 채무자의 계좌에 입금되기 전까지는 강제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수령계좌를 변경한다고 하더라도 채권자의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없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이와 관련한 최초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는데요, 대법원은 “강제집행면탈죄의 객체는 채무자의 재산 중에서 채권자가 민사집행법상 강제집행 또는 보전처분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한편, 압류금지채권의 목적물이 채무자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경우에는 그 예금채권에 대하여 더 이상 압류금지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므로 그 예금은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지 않지만, 압류금지채권의 목적물이 채무자의 예금계좌에 입금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강제집행 또는 보전처분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므로, 압류금지채권의 목적물을 수령하는 데 사용하던 기존 예금계좌가 채권자에 의해 압류된 채무자가 압류되지 않은 다른 예금계좌를 통하여 그 목적물을 수령하더라도 강제집행이 임박한 채권자의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있는 행위라고 볼 수 없어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2017. 8. 18. 선고 2017도6229 판결 참조).
채권자 입장에서 보면 어렵게 판결까지 받아 강제집행에 나아갔는데 채무자가 계좌를 변경하여 실제로 채권회수를 할 수 없게 되었음에도 더 이상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고 속수무책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매우 부당한 판결이라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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