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는 경우 어음을 소지하고 있어야 하는지 여부
안녕하세요 김성모 변호사입니다.
일반적으로 어음상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어음의 상환증권성, 제시증권성 때문에 어음을 소지하고 있어야 하는데요, 회생절차에서 어음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는 경우에도 어음을 소지하고 있어야 하는지가 종종 문제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어음채권을 신고하면서 어음사본을 첨부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러한 경우 관리인은 원본의 제시를 받지 않은 이상 원본 미제시로 부인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음상권리자의 어음을 보관하고 있던 자가 어음의 원본을 제시하면서 어음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를 하고, 어음상권리자는 사본을 첨부하여 어음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한 경우 회생절차에서 누가 회생채권자가 될까요.
이에 대해 대법원은 "어음은 제시증권, 상환증권이므로(어음법 제38조, 제39조) 어음을 소지하지 않으면 그 어음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위와 같이 회생절차에 참가하기 위하여 어음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따라서 어음을 도난 분실한 경우에는 제권판결을 받아 어음채권으로 신고할 수 있으나, 만일 그렇지 않고 횡령을 당한 경우라면 어음채권이 아닌 원인관계상 채권으로 하여 신고하여야만 회생절차에서 보호받을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실제 자세한 사실관계와 판결은 아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실관계]
○ 회생절차개시 전 삼능건설 주식회사(이하 ‘삼능건설’이라 한다)는 2009. 2.경 원고에게 분양대행계약에 기한 분양대행수수료 명목으로 원고를 수취인으로 하는 액면 9억 원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였다. 소외1은 원고의 자금집행 담당이사로서 위 약속어음을 수령하여 보관하고 있었다.
○ 삼능건설에 대하여 2009. 3. 31. 회생절차개시결정이 내려졌고, 원고는 소외 1에게 위 약속어음의 반환을 요구하였으나 거부당하자, 2009. 6. 23. 약속어음 사본을 첨부하여 그 어음금 9억 원(이하 ‘이 사건 어음금’이라 한다)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였다. 한편 소외 1도 위 약속어음 원본을 소지하고 있음을 이용하여 2009. 7. 2. 자신이 이 사건 어음금의 권리자로 채권신고를 하였다.
○ 회생법원은 약속어음 원본의 소지인인 소외 1을 회생채권자로 인정하여 회생채권자표에 기재하였다. 그리고 2009. 12.경 인가·확정된 회생계획에 의하면, 이 사건 어음금채권 9억 원에 대하여는 그 회생채권자인 소외 1에게 총 4억 500만 원을 변제하되,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각 500만 원씩을,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각 7,800만 원씩을 매년 12. 30.에 변제하는 것으로 권리의 내용이 변경되었다(이하 ‘이 사건 회생채권’이라 한다).
○ 피고는 2010. 9. 13. 소외 1에 대한 확정판결에 기한 채권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소외 1의 회생채무자 삼능건설 주식회사의 관리인 소외 2(이하 ‘관리인 소외 2’라 한다)에 대한 이 사건 회생채권에 관하여 압류 및 전부명령(이하 ‘이 사건 전부명령’이라 한다)을 받아 그 무렵 위 결정이 확정되었다.
○ 이에 따라 피고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관리인 소외 2로부터 이 사건 회생채권에 대한 변제금 9,300만 원[= (500만 원 × 3) + 7,800만 원), 이하 ‘이 사건 변제금’이라 한다]을 지급받았다.
○ 소외 1은 위와 같이 약속어음의 반환을 거부한 행위로 인하여 2014. 5. 29. 횡령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
○ 원고는 이 사건 소송계속 중 회생법원에 자신이 이 사건 어음금의 진정한 채권자임을 이유로 회생채권자표 경정신청을 하였으나, ‘회생채권자표에 소외 1이 채권자로 기재된 것이 명백한 오류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되었다.
○ 1심은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인용하였으나, 2심(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어음을 소지하고 있다거나 이 사건 어음에 관하여 제권판결을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소외 1이 이 사건 어음을 횡령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어음을 소지하지 않고 제권판결을 받지도 않은 원고가 이 사건 어음의 발행인인 삼능건설이나 관리인 소외 2에 대하여 이 사건 어음의 권리자임을 주장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에 따라, 이 사건 회생채권의 정당한 채권자가 원고라고 주장하면서 그 확인을 구하고, 아울러 피고가 수령한 변제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원고의 주장요지]
원고는 약속어음금 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할 때에는 약속어음 원본이나 제권판결 등본을 제출할 필요가 없고, 회생채권으로 신고한 약속어음금 채권의 귀속을 둘러싸고 분쟁이 있고 회생채권 신고 후에 진정한 약속어음금 채권자가 판명된 경우 무권리자가 한 회생채권의 신고는 권리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그 효력이 인정되므로(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2715 판결), 소외 1이 이 사건 어음금의 권리자로서 한 회생채권 신고는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도 유효하다. 따라서 원고가 진정한 회생채권자인 이상 무권리자인 피고에게 지급된 변제금은 부당이득이므로 반환되어야 한다.
[대법원 판단]
회생채권에 관하여는 개별적인 권리실현이 금지되는 반면 회생채권자는 그가 가진 회생채권으로 회생절차에 참가할 수 있고(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33조 제1항), 회생절차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회생채권자 목록에 기재되거나(같은 법 제147조 제1항, 제2항 제1호) 법원이 정하는 신고기간 안에 회생채권의 내용 및 원인 등을 법원에 신고하고 그 증거서류 등을 제출하여야 한다(같은 법 제148조 제1항). 그런데 어음은 제시증권, 상환증권이므로(어음법 제38조, 제39조) 어음을 소지하지 않으면 그 어음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위와 같이 회생절차에 참가하기 위하여 어음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어음금 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할 때 이 사건 어음 원본을 제출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어음상의 권리행사로서 이 사건 어음금 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고 회생절차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어음을 소지하고 있어야 하는데, 원고가 회생채권 신고 당시 이 사건 어음을 소지하고 있지 않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그 이후로도 원고가 이 사건 어음을 소지하게 되었다는 등의 정황은 없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어음의 원인관계상의 채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어음금 채권을 주장하면서도 이 사건 어음을 소지하고 있지 않은 이상, 소외 1이 이 사건 어음을 횡령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삼능건설이나 관리인 소외 2에 대한 관계에서 이 사건 어음상의 권리자로 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고,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례는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여기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다235091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