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2016.04.02. 선고 2012도14516 판결 [사실관계] 〇 피고인은 1998년경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중 피해자를 알게 되어 서로 친하게 지내 왔다.〇 피고인은 2000년 가을경 의류사업을 시작하였으나 사업이 잘되지 아니하여 2001년경부터 피해자의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현금서비스를 받고 그 카드대금을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피해자와 반복적으로 금전거래를 하면서 2001. 1. 29.부터 2002. 7. 26.까지 피해자의 KB 국민은행 계좌로 13회에 걸쳐 합계 20,874,993원을 송금하였으나 카드대금 전부를 변제하지는 못하였다.〇 피고인은 카드대금을 변제하지 못하자 이른바 돌려막기 형식으로 다른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기존의 카드대금을 변제하여 왔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은 위 연체된 카드대금의 변제에 사용하기 위하여 2002. 8. 11. 피해자로부터 2,000만 원을 차용하면서 피해자에게 월 3부 이자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〇 그리고 위 차용 무렵 피고인은 채권최고액 6,0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아파트와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었고, 의류사업 영업이 잘되지 아니하여 2003년 1월경 위 사업을 그만두기는 하였으나 그 전후로 보험설계사로서의 영업은 계속적으로 해 왔다.〇 한편 피고인은 차용일 이후인 2002. 8. 27.부터 2004. 3. 5.까지 피해자의 계좌로 48회에 걸쳐 합계 61,063,965원을 송금해 주었는데, 그중 2002. 9. 27.자 690,000원, 2002. 11. 11.자 600,000원, 2002. 12. 10.자 600,000원, 2003. 1. 21.자 600,000원, 2003. 2. 11.자 600,000원, 2003. 3. 10.자 600,000원, 2003. 4. 10.자 600,000원, 2003. 4. 29.자 600,000원은 차용금 2,000만 원에 대한 월 3부 상당의 이자 명목으로 송금한 것으로 보인다.〇 이후 피고인은 2004년 2월경 피해자로부터 그동안 밀린 카드대금과 위 차용금 등에 대한 변제를 약속하는 의미에서 약속어음을 작성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금액 3,500만 원으로 된 약속어음을 작성해 주었고, 이와 함께 2004. 2. 3. 피고인 소유의 위 아파트에 관하여 채무자 피고인, 근저당권자 피해자, 채권최고액 3,500만 원으로 된 2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기도 하였다.〇 피해자는 2006. 8. 10. 피고인이 위 카드대금과 위 차용금 등을 변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사기죄로 고소하였는데 제1심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으나 2심은 피고인에게 사기죄를 인정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상고하였다. [판결요지]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는 그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소비대차 거래에서 차주가 돈을 빌릴 당시에는 변제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비록 그 후에 변제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에 불과하며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하지는 아니한다. 따라서 소비대차 거래에서, 대주와 차주 사이의 친척·친지와 같은 인적 관계 및 계속적인 거래 관계 등에 의하여 대주가 차주의 신용 상태를 인식하고 있어 장래의 변제 지체 또는 변제불능에 대한 위험을 예상하고 있었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우에는, 차주가 차용 당시 구체적인 변제의사, 변제능력, 차용 조건 등과 관련하여 소비대차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 사실을 말하였다는 등의 다른 사정이 없다면, 차주가 그 후 제대로 변제하지 못하였다는 사실만을 가지고 변제능력에 관하여 대주를 기망하였다거나 차주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2001. 1. 29.부터 2004. 3. 5.까지 이 사건 차용금의 약 4배에 이르는 81,938,958원을 카드대금 등의 변제 명목으로 피해자에게 지급하였을 뿐 아니라, 의류사업이나 보험설계사로서의 영업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소득을 얻고 있었으며, 이 사건 차용일 이후 비교적 꾸준하게 월 60만 원 상당의 약정이자를 지급해 온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비록 피고인이 지금에 와서 위 돈의 차용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하더라도, 차용 당시 차용금 2,000만 원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피해자는 피고인과 계속하여 여러 차례의 금전거래를 하는 동안, 피고인의 카드대금 연체 사실은 물론 그 자금 사정까지 잘 알고 있었다고 보이므로, 피해자는 이 사건 차용 당시 피고인의 자금능력이 충분하지 아니하여 변제기에 변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위험을 예상하고 있었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이며, 또한 피고인이 그 당시 변제능력이나 변제의사 등에 관하여 허위 사실을 말하였다는 등의 적극적인 기망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는 없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 당시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해자에 대하여 거짓말을 하여 돈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그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취지의 제1심의 판단은 합리적 의심에 기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원심이 판시한 것과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 후 의류사업을 그만두었고 이른바 ‘카드 돌려막기’ 방법으로 채무를 변제하는 등 이 사건 차용 당시 변제 자력이 충분하지 아니하였으며 이 사건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하였다는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그 사정들만을 가지고 제1심이 일으킨 위와 같은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제1심의 판단이 위법하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아니한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고 이를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기죄의 기망행위, 착오, 인과관계, 편취 범의와 유죄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 및 사후심으로서의 항소심의 심리·재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