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상속포기한 경우 손자녀가 상속인이 되는지 여부오늘은 오랜만에 민법 중 상속편에 관한 사안을 소개하고자 합니다.자녀 입장에서 부모님이 재력이 좋아 상속할 재산이 많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오히려 물려 줄 재산이 빚밖에 없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요. 이러한 경우 자녀들은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함으로써 채무 또는 책임을 면할 수 있다는 것은 일반인도 어느정도는 알고 있을 겁니다.그런데 문제는 자녀들이 자신들에 대해서만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하고 그들의 자녀(손자녀)에 대해서는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하지 않아 채권자가 손자녀에 대해 대여금청구소송을 제기하면 과연 손자녀가 채무를 질 수 밖에 없는 것인지인데요.이와 관련하여 최근 대법원에서 선고된 사건을 기초로 하여 설명드리겠습니다. [사실관계] 〇 갑은 원고에게 2억 원의 대여금 채무가 있는 상태에서 2010. 8. 6. 사망하였다.〇 갑의 사망 당시 유족으로 배우자인 을과 자녀 병, 정이 있었다.〇 자녀 병과 정은 2010. 9. 27. 법원에 상속포기신고를 하여 2010. 11. 19. 그 신고가 수리되었다.〇 자녀 병의 자녀로는 피고1, 2가 있고, 자녀 정의 자녀로는 피고 3이 있다.〇 원고는 2011. 3. 5. 피고들이 갑의 채무를 상속하였다며 피고들을 상대로 대여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판 단] 상속을 포기한 자는 상속개시된 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과 같은 지위에 놓이게 되므로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배우자와 피상속인의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으로 상속인이 되고, 피상속인의 손자녀와 직계존속이 존재하지 아니하면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인이 됩니다. 이러한 법리에 따르면 자녀 병, 정이 상속을 포기한 이상, 사망한 갑의 손자녀인 피고들은 갑의 배우자 을과 공동으로 갑의 재산을 상속하게 되므로 피고들은 대여금채무를 지게 되는 것이고 결국 원고의 청구는 인용(승소)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상속포기를 할 수 있고(민법 제1019조 제1항),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이란 상속개시의 원인이 되는 사실의 발생을 알고 이로써 자기가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을 의미하지만, 종국적으로 상속인이 누구인지를 가리는 과정에서 법률상 어려운 문제가 있어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바로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까지 알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까지 알아야 상속이 개시되었음을 알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때에는 피상속인의 손자녀가 배우자와 공동으로 상속인이 된다는 것은 상속의 순위에 관한 민법 제1000조, 배우자의 상속순위에 관한 민법 제1003조, 상속포기의 효과에 관한 민법 제1042조 등의 규정들을 종합적으로 해석하여 비로소 도출되는 것이지 이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므로, 일반인의 입장에서 피상속인의 자녀가 상속을 포기하는 경우 자신들의 자녀인 피상속인의 손자녀가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공동으로 상속인이 된다는 사실까지 안다는 것은 오히려 이례에 속합니다(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3다43681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들은 사망한 갑의 손자녀로서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상속인이 되었으므로, 피고들의 친권자인 병, 정으로서는 자신들의 상속포기 사실 등 피고들에 대한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피고들이 상속인이 된다는 사실까지 알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고 봄이 상당합니다. 나아가 상속포기로써 채무 상속을 면하고자 하는 사람이 그 채무가 고스란히 그들의 자녀에게 상속될 것임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지는 않았으리라고 봄이 경험칙에 부합하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들의 친권자인 병, 정은 피고들이 패소판결을 받은 시점부터 3개월 이내에 피고들을 대리하여 상속포기신고를 하면 되고 상속포기신고가 수리되면 패소판결에 대해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함으로써 강제집행을 면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복잡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녀들이 상속포기신고를 하고 신고가 수리되면 반드시 손자녀들에 대해서도 상속포기신고를 해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