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법시험 존폐와 관련된 논의가 법조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 왜 지금 과거의 유물로 폄하되던 사법시험에 대해 존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지와 관련하여 현행 로스쿨 제도의 도입과정과 운영과정의 문제점 등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논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로스쿨 제도 도입은 사회적 합의에 따른 것인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회적 합의에 따른 산물은 아닙니다. 2007년도 당시 로스쿨은 민주당 당론에 불과하였던 것이고 민주당, 민변, 참여연대를 제외한 한나라당 및 사회 각층의 대다수 단체는 로스쿨 도입을 반대했습니다. 특히 로스쿨 제도의 국회통과는 당시 사학법 개정과 관련하여 곤란을 겪고 있던 한나라당의 상황을 이용하여 민주당 이은영 의원이 빅딜하는 방식으로 4분 만에 날치기 통과된 것입니다.당시 로스쿨 제도 초안을 작성한 담당 공무원들은 실제로 로스쿨 법이 통과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전하고 있을 정도입니다.백번을 양보하여 2007년 당시에는 로스쿨 제도 도입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었다고 치더라도 과거의 어느 한 시점에서 사회적 합의가 있었다면 그 이후에는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백년만년 그 과거의 사회적 합의에 복종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고 건강한 사회라면 제도는 계속 수정되고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2. 로스쿨은 장학제도가 잘 구비되어 있으므로 로스쿨이야 말로 서민을 위한 희망의 사다리인가? 이러한 주장은 그야말로 언어도단이고 사실왜곡의 극치입니다. 로스쿨에 사회적배려자에 대한 장학제도가 있다고 치더라도 국민 대다수가 사회적배려 대상자는 아니기 때문에 대다수는 장학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서민들의 자식이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금전적으로 너무나 큰 부담을 떠 안아야 하기 때문에 능력과 무관하게 사실상 법조인의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한편 사법시험의 경우에도 고시촌 고급 원룸에 살면서 다양한 종류의 강의를 듣는 경우 그 준비 비용이 만만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조건에서 공부를 하건 그것은 선택의 문제일 뿐이었고 지금까지 단 한번도 돈이 없어서 사법시험을 포기했다는 사람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가난한 사람도 제한없이 볼 수 있는 사법시험과 최소한 1억 원 이상을 제도적으로 부담하고서야 변호사 시험을 볼 수 있는 로스쿨을 비교해 보면 어떤 제도가 서민을 위한 희망의 사다리인지는 삼척동자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3. 로스쿨 출신들은 다양한 배경과 전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법률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이 로스쿨의 도입취지인 것은 사실이나 실제로 로스쿨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20대의 사회경험 없는 학생들이고 실제 사법시험 체재 하에서도 공대, 경영대 등 다양한 법학 외의 전공 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20-30% 이상은 되었습니다.변호사는 법률 전문가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실체법에 대한 탄탄한 이해가 전제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엄청난 비용을 들이고서도 사법시험 출신보다 현저히 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중론입니다.로스쿨 출신 변호사의 실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첫째, 로스쿨 입학의 기준이 사실상 모호하여 학벌, 집안, 재력, 인맥 등과 같은 요소가 작용하기 때문이고 둘째, 기존의 법과대학과 거의 동일한 커리큘럼으로 3년 밖에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며 셋째, 로스쿨 교수들의 대부분이 이론 교수이기 때문입니다.따라서 법체계의 변화없는 출신 및 전공의 다양성과 법률환경의 변화만으로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잘 적응해 나갈 것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4. 우리 법제도와 가장 유사한 독일은 이미 로스쿨을 폐지하였습니다. 독일은 1971년부터 1984년까지 13년간 로스쿨제도를 시행하였습니다. 당시 다수 독일법학자들은 로스쿨 도입이 대륙법계에 맞지도 않으며 고비용 저효율 효과를 가지고 올 것이라 우려를 나타냈지만 독일 법무부는 정치권과 연계한 뒤 법안을 통과시켰고 독일 전역의 총 31개 법과대학 중 7개 주의 8개 대학에서 미국식 학제의 로스쿨 교육을 1971년 최초로 개원하게 되었습니다. 독일은 당시에 이론교육과 실무교육을 병행시키며 로스쿨에서 총 5년 6개월 간의 교육을 시켰는데 1978년부터는 5년 6개월의 로스쿨 과정도 부실하다면서 1년 추가해서 총 6년 6개월의 로스쿨 교육과정을 시켰습니다.그렇지만 대륙법계는 영미법계와 달리 기본 실체법에 대한 탄탄한 바탕이 있어야 하고 상하위법의 서열관계나 특별법의 위치관계가 복잡하지 않은 영미법계와 달리 각 법학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관계로 그 법학 체계를 이해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공부량을 요구하게 되는데 로스쿨 변호사들의 법률실무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실체법 지식에 대한 부족으로 기존의 사법고시 출신의 변호사들에게 맞소송 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에 이르러 오히려 로스쿨출신의 변호사들은 선임 자체를 꺼려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결국 독일 법무부는 법조계 및 법학계의 절대다수 의견이었던 로스쿨 출신들의 실력저하와 고비용 문제점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고 1984년 1월 독일 법무부는 결국 로스쿨 제도를 "폐지"하고 다시 기존 사법고시 체제로 회귀한다고 발표를 하게 됩니다.이와 같이 이미 20년도 훨씬 전에 우리가 계수한 대륙법계 국가인 독일에서 로스쿨의 문제점은 증명되었고 그 문제점이 지금 우리의 로스쿨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데 왜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로스쿨 만으로 법조인을 선발하려고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