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례] 1965년 혼인신고를 한 A남과 B녀는 2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었으나 1982년 A남이 ○○대학교 교수로 임용되면서 주말부부로 살게 되었고 그러던 중 B녀가 1992. 1. 13. 병으로 사망하였다. 그러자 B녀의 동생으로 당시 42세의 미혼이던 C녀는 서울 집에 남아 있는 형부인 A남의 미혼인 두 아들을 돌보게 되었고 1993년 4월경부터는 위 집에 들어와 조카들과 함께 살기 시작하였다. 이후 1995년 A남의 장남이 결혼하면서 위 집에서 살림을 차리게 되자 A남은 주소지를 위 집에서 군산으로 옮겼고 C녀도 위 집에서 나와 A남의 군산 주소지로 이사를 하여 그때부터 A남과 C녀는 동거를 시작하였다. A남과 C녀는 부부동반 모임이나 여행 등에 참가하는 등 부부로서 생활하였고, A남은 C녀에게 배우자용 가족신용카드를 발급해 주는 한편 C녀의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는 등 공동생활을 영위하였다. 이와 같은 A남과 C녀의 사실적 생활관계는 A남의 자녀들을 포함한 친인척과 주변 지인들로부터 부부로서 인정되었다. A남은 2003. 8. 31. ○○대학교에서 퇴직하였고, 그에 따라 퇴직연금을 받아오던 중 2009. 1. 6. 사망하였다. A남의 사망 당시까지 A남과 C녀는 혼인신고를 마치지 아니하였다. 이 경우 C녀가 공무원연금의 수급권자가 될 수 있는가? [답 변] 공무원연금법(이하 ‘법’이라고 한다)은 제3조 제1항 제3호는 유족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유족인 배우자에 관하여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이하 ‘공무원’이라고만 한다)가 사망할 당시 그가 부양하고 있던 사람으로서 “재직 당시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자”가 이에 포함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이 이와 같이 유족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지위를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자”에게도 인정하는 이유는, 유족의 생활안정과 복리향상에 이바지한다는 유족연금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유족연금의 수급권자인 배우자는 반드시 민법상의 배우자 개념과 동일할 필요는 없고 오히려 공무원과의 관계에 있어서 사회통념상 부부로서의 공동생활을 현실적으로 영위한 사람에게 유족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유족연금의 사회보장적 성격이나 그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할 것입니다. 한편 공무원연금제도는 정부가 관장하는 공적연금제도이고(법 제2조), 공무원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적으로 징수되는 기여금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재원에 의하여 조달된다는 점(법 제65조, 제66조) 등 공익적 요청을 무시할 수 없는 점을 종합하면, 민법이 정하는 혼인법질서에 본질적으로 반하는 사실혼관계에 있는 사람은 유족연금 수급권자인 배우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혼인할 경우 그 혼인이 무효로 되는 근친자 사이의 사실혼관계라면 원칙적으로 혼인법질서에 본질적으로 반하는 사실혼관계라고 추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비록 민법에 의하여 혼인이 무효로 되는 근친자 사이의 사실혼관계라고 하더라도, 그 근친자 사이의 혼인이 금지된 역사적·사회적 배경, 그 사실혼관계가 형성된 경위, 당사자의 가족과 친인척을 포함한 주변 사회의 수용 여부, 공동생활의 기간, 자녀의 유무, 부부생활의 안정성과 신뢰성 등을 종합하여 그 반윤리성·반공익성이 혼인법질서 유지 등의 관점에서 현저하게 낮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친자 사이의 혼인을 금지하는 공익적 요청보다는 유족의 생활안정과 복리향상이라는 유족연금제도의 목적을 우선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실혼관계가 혼인무효인 근친자 사이의 관계라는 사정만으로 유족연금의 지급을 거부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형부 A남과 처제 C녀와의 혼인에 관하여 보면, 형부와 처제의 혼인은 구관습법상으로 금지되는 것이 아니었고, 1960년 시행의 원시 민법 아래에서도 관련 규정상 그 혼인이 금지되는지 여부 및 금지되는 경우 그 혼인이 무효인지 취소사유인지에 관하여 견해의 대립이 있었고, 유력한 학설은 오히려 그 혼인이 애초 금지되지 아니한다는 견해를 취하였습니다. 그런데 1990. 1. 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된 민법(이하 ‘1990년 민법’이라고 한다)이 친족의 범위에 관한 제777조를 개정하여 처족 인척의 범위를 ‘처의 부모’에서 ‘4촌 이내’로 확대하면서도 근친혼의 제한 및 혼인무효에 관한 제809조 및 제815조의 규정을 그대로 둔 결과, 형부와 처제 사이의 혼인이 금지되고 또한 그것은 무효인 혼인에 해당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개정 결과에 대하여는 입법론적으로 부당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고, 결국 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된 민법(이하 ‘2005년 민법’이라고 한다)이 근친혼의 제한, 혼인무효 및 혼인취소의 사유에 관한 제809조, 제815조, 제816조를 개정한 결과 형부와 처제 사이의 혼인은 금지되지만 그 위반의 효과는 그 혼인을 취소할 수 있는 데에 그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런데 2005년 민법은 부칙 제4조에서 혼인의 무효·취소에 관한 경과조치로 “이 법 시행 전의 혼인에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혼인의 무효 또는 취소의 원인이 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이 법의 규정에 의하여 혼인의 무효 또는 취소의 원인이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 법 시행 후에는 혼인의 무효를 주장하거나 취소를 청구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고, 이 경과규정의 취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실혼관계에 대하여도 미친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2005년 민법 시행 이후에는 1990년 민법이 시행되던 당시의 형부와 처제 사이의 사실혼관계에 대하여 이를 무효사유 있는 사실혼관계라고 주장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할 것인바, A남과 C녀 사이의 사실혼관계는 공무원연금법 제3조 제1항 제3호 가.목의 “사실상 혼인관계”에 해당하고, C녀는 같은 법규정에 의한 유족연금 수급권자인 배우자라고 할 것입니다(대법원 2010.11.25. 선고 2010두14091 판결).




